이색적으로 기욤 뮈소의 소설 ‘센트럴 파크’ 읽기. “당신의 손아귀에서 늘 빠져나가는 것들이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들보다 더 중요하다.” 서머싯 모음의 경구는 기욤 뮈소 근간 ‘센트럴 파크’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그 내용까지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간이 등장할 때마다 아빠를 비롯한 모녀간에 쟁탈전이 벌이지곤 한다. 기욤 뮈소 골수 팬이 집안에 셋 있는 탓이다. 이번에는 좀 이색적인 방법으로 센트럴 파크 읽기를 시도해보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또 다른 자기가 있다고 믿는다. 그는 당신이 전혀 모르는 사람일 수도, 음모가일 수도, 교활한 사람일 수도 있다.” 스티븐 킹. 기욤 뮈소의 신간, ‘센트럴 파크’를 심층심리학자 칼 융의 언어를 빌어 표현하자면 인간 ‘자아’ 내면에 감춰진 어두운 그림자를 직시하며 ‘자기’를 발견해가는 인생여정이 녹아있는 책으로도 볼 수 있다. 식상한 스릴러 소설 장르에 기욤 뮈소답게 이색적인 시선을 지니고 파고 들어갔다. 노파심에서 첨언하면 기욤 뮈소에게 신파극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 가족들에게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투명인간이나 다름없다. 나는 성공한 그들과 같은 부류가 아니다 그들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나는 실패한 공무원이자 보잘것없는 경찰 나부랭이일 뿐이다. 한마디로 하는 실패한 내 아버지의 딸이다.. 나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언제나 두 갈래로 나눠진다. 단호하게 절연하라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한편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사귀게 된 남자와 당당하게 팔짱을 끼고 들어가 머저리같은 내 형제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73-75p.
“30분 후, 나는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올 때와 달리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교도소를 나선다. 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얼마간 오해를 풀고, 화해의 씨앗을 심은 게 기쁠 따름이다.. 내가 마음 뿌듯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 사람이 교도소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나에게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폴의 눈길이 나에게 머물러 있다는 걸 느낀다. 나는 그를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어떻게 해서 우리가 짧은 시간에 이토록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의 눈빛을 바라보는 게 그렇게 마음 편할 수 없다. 당신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놓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필요한 건 안다. 오로지 한 번의 눈길만으로도 족하다. 우리의 생에는 하나의 문이 열리며 환한 빛 가운데로 나아가게 하는 순간이 있다. 당신의 마음을 굳게 걸어 잠갔던 빗장이 풀리는 순간이 있다.” 86-87p.
<제1부 묶인 사람들
1. 알리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또 다른 자기가 있다고 믿는다. 그는 당신이 전혀 모르는 사람일 수도, 음모가일 수도, 교활한 사람일 수도 있다.” 스티븐 킹 2. 가브리엘 “우리들 각자는 우리 안에 불길한 이방인을 한명씩 키우고 있다.” 그림 형제 3. 센트럴파크웨스트 “우리는 진실을 원하지만, 우리 안에서 찾아내는 거라곤 불확실성뿐이다.” 블레즈 파스칼 4. 묶인 사람들 “제 아무리 어려운 일일지라도 어디엔가 반드시 한 가지 가능성쯤은 숨어 있게 마련이다.” 앨버트 아인슈타인 5. 레드 후크 “몇몇 일들은 평온할 때 더 잘 배우지만 간혹 폭풍이 몰아칠 때 더 잘 배우는 일들도 있다.” 윌라 카서 6. 차이나타운 “늙는다는 건 따지고 보면 자신의 과거에 대해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스테판 츠바이크 7. 패배를 맛보다 “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존재이다.” 조셉 케셀
제2부 고통의 기억
8. 고통의 기억 “불행이란 세월이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이 아니라 떠나가면서 남겨놓은 것들이다.” 윌리엄 워즈워스 9. 강변 “영원은 순간들로 이루어진다.” 에밀리 디킨슨 10. 지문 “당신의 적은 당신의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 노자 11. 리틀 이집트 “나는 사람들이 떠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그들을 내 곁에 잡아둘 수 있다.” 디디에 반 코벨레르트 12. 프리 재즈 “인생은 상시적인 전쟁상태이다.” 세네카 13. 시샤 바 “현실에서는 두 종류의 삶이 존재한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알고 있는 삶과 당신만이 아는 삶이다. 후자의 삶이 늘 문제다. 우리가 당신에 대해 열렬히 알고 싶어 하는 건 바로 그 삶이다.” 제임스 솔터 14. 두 사람 “괴물은 존재한다. 유령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우리의 몸 안에 살면서 이따금씩 승리를 거둔다.” 스티븐 킹 15.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분비하라.” 베케티우스
제3부 피와 분노
16. 살인마의 궤적 “끔찍하고 피비린내 나는 일들이 때로는 가장 아름답다.” 도나 태릿 17. 악마의 간계 “운명은 면도기를 든 미친 사람처럼 우리를 뒤쫓는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18. 어퍼컷 “알려지지 않은 모든 위험은 끔찍하다.” 라틴어 경구 19. 살아있는 자들 “상처를 받아 마음이 산산 조각난 사람에게 그런 고통을 받는 특권을 누릴 기회가 없었던 사람은 감히 다가가려 하지 말기를 ... ” 에밀리 디킨슨 20. 집에서 “사람들은 온갖 색상들이 벌벌 떨고 있는 허약한 정원에서 빛을 찾으려고 한다.” 장 카르디외 21. 진주 빛깔 베일 “늘 혼자 지내다가 넘어졌는데 일으켜줄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전도서 4장 10절 22. 에릭 보간 “오라 밤이여, 울려라 시간을 알리는 종이여.” 기욤 아폴리네르
제4부 봉합이 풀어진 여자
23. 과감하게 행동에 나설 것인가, 죽을 것인가? “당신은 어떻게 해서 내가 미쳤다는 걸 알았죠? 앨리스가 물었다. 당신은 미친 사람이라고 믿어야 해요, 고양이가 대답했다. 만일 미치지 않았다면 당신은 이곳에 올 까닭이 없으니까요.” 루이스 캐럴 24. 0장 “위험이 배가될 경우 구조 방법도 진일보한다.” 프리드리히 횔덜린 25. 바로 직전 “그 여자의 눈꺼풀이 처음으로 깜빡일 때부터 나는 알아보았다. 바로 그 여자였다. 내가 기다리지 않았으면서 기다린 여자 ...” 알베르 코앵 26. 거울들 “사람들은 수표책이나 끔찍한 범행을 고백하는 편지 따위를 아무 곳에나 던져놓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벽에 함부로 거울을 달아서는 안 된다.” 버지니아 울프 27. 하얀 그림자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 말라.” 오비디우스 28. 한 마음으로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길은 내면으로 인도하는 길이다.” 샤를 쥘리에>
상기 카테고리를 토대로 자신만의 ‘센트럴 파크’를 써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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